2007.10.17 10:36

Simple Life - from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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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1993 백남준

English translation of the next may come later.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 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술 안으로만 들어가면 이미 더러운 물건이 되어 버린다. 삼키기 전에 벌써 사람들은 싫어한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귀하다고 하는 것은 정성 때문이니, 전혀 속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늘을 속이면 제일 나쁜 일이고, 임금이나 어버이를 속이거나 농부가 농부를 속이고 상인이 동업자를 속이면 모두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단 한 가지 속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자기의 입과 입술이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생각하여 입과 입술을 속여서 잠깐 동안만 지내고 보면 배고픔은 가셔서 주림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니, 이러해야만 가난을 이기는 방법이 된다.

금년 여름에 내가 다산(茶山)에서 지내며 상추로 밥을 싸서 덩이를 삼키고 있을 때 구경하던 옆 사람이 “상추로 싸 먹는 것과 김치 담아 먹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겁니까?” 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거기에 답해 “그건 사람이 자기 입을 속여 먹는 법입니다” 라고 말하여, 적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준 적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맛있고 기름진 음식만을 먹으려고 애써서는 결국 변소에 가서 대변 보는 일에 정력을 소비할 뿐이다. 그러한 생각은 당장의 어려운 생활 처지를 극복하는 방편만이 아니라 귀하고 부한 사람 및 복이 많은 사람이나 선비들의 집안을 다스리고 몸을 유지해 가는 방법도 된다.

-고등학교 ‘국어’(교육부) 197쪽,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My next Korean book order is growing. Maybe it's against "simple life" but I can't go without reading something printed on paper in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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